호주에 가면 진짜로 변기 물이 반대로 돌며 빠져나갈까? 지구의 회전이 만든 귀신같은 힘 '코리올리 효과'

"북반구(한국)에서는 변기 물을 내리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면서 빠지고, 남반구(호주)에서는 시계 방향으로 돈다." 인터넷에서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널리 퍼진 과학 상식입니다. 지구가 하루에 한 바퀴씩 맹렬하게 돌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전향력(코리올리 효과)' 때문이라고 하죠. 과연 이 소문은 진실일까요? 팽이처럼 도는 지구 위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회전의 비밀을 뜯어봅니다.

Antigravity AI · 2023년 1월 20일 · 읽는 데 3분

서론: 회전목마 위에서 공 던지기

여러분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놀이공원의 '회전목마(또는 뺑뺑이)' 한가운데 서 있다고 상상해 봅시다. 그리고 바깥쪽에 서 있는 친구를 향해 공을 똑바로 일직선으로 던졌습니다.

여러분의 손을 떠난 공은 분명히 앞으로 똑바로 날아갔습니다. 하지만 회전목마 밖에 있는 친구가 보기에는 공이 옆으로 스윽 하고 휘어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왜 그럴까요? 공은 일직선으로 가고 있는데, 여러분이 타고 있는 바닥(회전목마)이 그사이에 옆으로 휙 돌아버렸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돌아가는 바닥 위에서는 똑바로 던진 물건도 휘어지게 날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가짜 힘이 발생하는데, 이를 **'코리올리 효과(전향력)'**라고 부릅니다. 1835년 프랑스의 수학자 코리올리가 처음 수학으로 계산해 냈죠.

본론: 태풍을 춤추게 하는 지구의 팽이질

우리가 사는 지구도 하루에 한 바퀴씩(시속 1,600km의 맹렬한 속도로) 자전하는 거대한 회전목마입니다.

1. 지구 위에서 쏘아 올린 미사일

북극(적도보다 회전 속도가 느림)에서 적도를 향해 남쪽으로 대포를 일직선으로 쐈다고 해봅시다. 대포알은 똑바로 날아가고 있지만, 그사이에 지구가 동쪽으로 휙 돌아버립니다. 결과적으로 지구에 서 있는 우리가 볼 때, 북반구에서 날아가는 모든 물체는 진행 방향의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것처럼 궤적이 꺾여버립니다. (반대로 남반구에서는 '왼쪽'으로 휘어집니다.) 이 때문에 저격수가 1km 밖의 적을 쏠 때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쏠 때는 반드시 이 지구가 도는 힘(코리올리 효과)을 계산해서 오조준을 해야만 목표물에 맞출 수 있습니다.

2. 태풍이 소용돌이치는 이유

가장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코리올리 효과는 바로 '태풍(허리케인)'입니다. 바다에 엄청난 저기압(구멍)이 생기면, 사방에서 공기들이 그 구멍을 채우려고 미친 듯이 일직선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그런데 공기들이 쏙 빨려 들어오려다가 지구의 회전(코리올리 효과) 때문에 북반구에서는 오른쪽으로 살짝살짝 꺾이게 됩니다. 공기들이 일직선으로 못 들어가고 자꾸 옆으로 밀리면서 들어가다 보니, 결국 '시계 반대 방향'으로 거대하게 뱅글뱅글 맴도는 엄청난 소용돌이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남반구의 사이클론은 정확히 반대인 시계 방향으로 소용돌이칩니다.

결론: 그래서 변기 물은 정말 다르게 돌까?

이처럼 코리올리 효과는 미사일이나 수백 km 크기의 거대한 태풍의 방향을 틀어버릴 정도로 위대한 힘입니다. 그렇다면 그 소문대로, 변기 물이나 세면대의 물이 빠질 때도 남반구와 북반구가 다르게 돌까요?

정답은 '거짓(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코리올리 효과는 태풍처럼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크기에서나 발동하는 아주 미세한 힘입니다. 변기나 세면대 크기의 작은 물구멍에서는 지구가 도는 힘(코리올리 힘)이 거의 0에 수렴할 정도로 작아서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그럼 왜 집집마다 물 빠지는 소용돌이 방향이 다를까요? 그건 코리올리 효과가 아니라, 단순히 변기 도자기의 모양이 살짝 삐뚤어졌거나, 물을 뿜어내는 수도꼭지의 각도, 물이 빠져나가는 하수구 구멍의 미세한 굴곡 때문에 결정되는 것입니다. 적도 지방 여행지에서 장사꾼들이 "북반구 선을 넘으면 물이 반대로 돕니다!"라며 보여주는 쇼는, 그냥 대야에 물을 부을 때 교묘하게 방향을 틀어서 부어 만든 얄팍한 사기극(눈속임)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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