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블 망원경의 100배 시력, 13조 원짜리 황금 거울: 빅뱅 직후의 과거를 보는 타임머신 '제임스 웹'
우주에는 138억 년 전 '빅뱅'이 일어났을 때 태어난 최초의 별과 은하들이 숨어있습니다. 그 희미한 태초의 빛을 보기 위해 인류는 무려 13조 원을 쏟아부어 순금으로 코팅된 거대한 거울을 우주로 쏘아 올렸습니다. 발사 직후부터 매일 천문학 교과서를 새로 쓰고 있는 괴물,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WST)의 경이로운 능력을 살펴봅니다.
Antigravity AI · 2023년 1월 20일 · 읽는 데 3분
서론: 과거를 보는 마법의 타임머신
여러분이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볼 때, 그 별은 '지금'의 모습이 아닙니다. 빛은 1초에 30만 km를 날아가지만, 우주가 미치도록 넓기 때문에 그 빛이 우리 눈에 도착하는 데 엄청난 시간이 걸립니다. 우리가 밤하늘에서 흔히 보는 시리우스 별은 8년 전의 모습이고, 안드로메다 은하는 무려 250만 년 전의 낡은 모습(빛)이 이제야 도착한 것입니다. 즉, 망원경으로 우주를 더 멀리 들여다본다는 것은, 더 까마득한 옛날 '과거의 우주'를 들여다보는 타임머신과 같습니다.
인류는 138억 년 전, 우주가 '빅뱅'으로 처음 탄생한 직후에 만들어진 '최초의 별(우주의 아기 시절)'을 너무나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전설적인 '허블 우주 망원경'으로는 눈(시력)이 나빠 그 깊은 곳까지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인류는 무려 25년 동안 13조 원(100억 달러)을 쏟아부어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계를 만들었습니다. 바로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WST)'**입니다.
본론: 적외선을 뚫고 보는 황금의 눈
1. 우주 안개(먼지)를 뚫어버리는 투시경
우주의 과거를 보려면 왜 새로운 눈이 필요했을까요? 오래전에 태어난 별빛이 지구로 날아오는 동안 우주는 계속 팽창하기 때문에, 그 빛도 고무줄처럼 길게 늘어나 버립니다. 처음엔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이었던 빛이 길게 늘어나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으로 변해버리는 것입니다. 허블 망원경은 가시광선을 보는 렌즈였기 때문에 이 빛을 제대로 잡지 못했습니다.
- 제임스 웹은 이 늘어나 버린 '적외선'을 전문적으로 잡아내는 특수 부대입니다.
- 적외선의 또 다른 사기적인 능력은 짙은 안개(우주 가스와 먼지 구름)를 그대로 투과해 버린다는 것입니다. 허블 망원경은 먼지구름에 가려 못 보던 별의 속살을, 제임스 웹은 엑스레이 투시경을 쓴 것처럼 먼지를 뚫고 선명하게 찍어냅니다. (이것이 그 유명한 '창조의 기둥' 적외선 사진입니다.)
2. 6.5m짜리 순금 코팅 거울
빛을 많이 모으려면 거울(렌즈)이 엄청나게 커야 합니다. 제임스 웹의 주거울은 지름이 6.5m로 허블 망원경보다 훨씬 거대하여 빛을 모으는 능력이 100배 이상 뛰어납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18개의 육각형 거울 쪼가리를 이어 붙인 '황금빛 벌집 모양'입니다. 적외선(열선)을 가장 완벽하게 반사하는 금속이 바로 '금(Gold)'이기 때문에, 베릴륨이라는 가벼운 금속 위에 진짜 순금을 얇게 코팅하여 황금 거울을 만든 것입니다.
3. 절대 영도를 향한 얼음 방패
적외선을 감지하려면 망원경 자체가 얼음장처럼 차가워야 합니다. 망원경 기계 자체가 뜨거우면 기계에서 적외선(열)이 뿜어져 나와, 저 멀리서 날아오는 희미한 별의 적외선을 가려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임스 웹에는 태양빛과 열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테니스장 크기의 은빛 장막(선실드)이 5겹으로 쳐져 있습니다.
- 태양을 바라보는 장막 바깥쪽의 온도는 섭씨 80도(계란이 익는 온도)입니다.
- 반면 장막 안쪽, 망원경이 우주를 바라보는 쪽은 **영하 233도(절대 영도에 가까운 온도)**의 극저온 꽁꽁 얼어붙은 상태를 유지합니다.
결론: 교과서를 찢어버린 위대한 관측들
2021년 크리스마스에 우주로 날아간 제임스 웹은 현재 지구에서 150만 km 떨어진 라그랑주 점(L2)에 정박하여 놀라운 사진들을 매일 쏟아내고 있습니다.
제임스 웹이 찍어 보낸 사진들은 과학자들을 멘붕에 빠뜨렸습니다. 빅뱅 직후(겨우 3~5억 년 뒤)의 우주에는 별이 거의 없는 휑한 상태여야 한다는 기존의 이론과 달리, 제임스 웹이 뚫어지게 쳐다본 심우주에는 이미 무겁고 거대한 은하들이 바글바글하게 꽉 차 있었기 때문입니다. (과학자들은 이를 '우주를 부수는 은하들(Universe Breakers)'이라 불렀습니다.) 제임스 웹은 우리가 안다고 믿었던 우주 탄생의 역사를 뿌리부터 뒤흔들고 있습니다. 13조 원짜리 이 황금의 눈동자는 앞으로 외계 생명체가 숨 쉬는 행성을 찾아내고, 우주의 궁극적인 비밀을 벗겨내며 인류 지식의 지평을 영원히 바꿔놓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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