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비행사들은 하늘에서 땀을 어떻게 닦을까? 시속 28,000km로 나는 거대 실험실 '국제 우주 정거장(ISS)'
축구장 크기만 한 거대한 철제 구조물이 매일 우리 머리 위를 하루에 16번씩 돌고 있습니다. 미국, 러시아 등 15개국이 합작하여 우주에 띄워 놓은 인류 최고의 과학 기지 '국제 우주 정거장(ISS)'. 둥둥 떠다니는 무중력 상태에서 우주비행사들은 밥은 어떻게 먹고, 똥은 어떻게 누며, 잠은 어떻게 자는지 기상천외한 생활을 엿봅니다.
Antigravity AI · 2022년 9월 2일 · 읽는 데 3분
서론: 하늘 위에 떠 있는 400톤짜리 아파트
지상에서 약 400km 위 하늘을 쳐다보면 별처럼 반짝이며 빠르게 휙 지나가는 점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별이 아니라, 인류가 우주 공간에 직접 조립해 놓은 역사상 가장 비싸고 거대한 건축물 **'국제 우주 정거장(International Space Station, ISS)'**입니다.
미국, 러시아, 유럽, 일본, 캐나다 등 15개 나라가 참여해 1998년부터 수십 번에 걸쳐 로켓으로 부품을 쏘아 올려 우주에서 레고 블록처럼 조립했습니다. 크기는 축구장만 하고, 무게는 420톤에 달하며, **총알보다 빠른 초속 8km(시속 28,000km)**로 지구 주변을 빙글빙글 돌고 있습니다. 이 속도 덕분에 우주 정거장에 있는 비행사들은 하루에 무려 16번의 일출과 16번의 일몰을 보는 기이한 시간을 보냅니다. 이곳은 단순한 정거장이 아닙니다. 무중력 환경을 이용해 신약을 개발하고, 식물을 키우며, 인체의 변화를 연구하는 최첨단 과학 실험실입니다.
본론: 무중력이 만든 기상천외한 일상
지구의 밧줄(중력)이 끊어진 무중력(미세 중력) 환경에서는 우리가 숨 쉬듯 당연하게 하던 모든 일상이 극한 생존 게임으로 변합니다.
1. 양치질과 샤워: 물방울이 둥둥 떠다닌다
지구에서는 샤워기에서 물이 쏟아져 내리지만, 우주에서는 물이 허공에 커다란 젤리 방울처럼 둥둥 떠다닙니다. 만약 이 물방울이 우주선의 정밀한 기계판에 스며들면 합선으로 대형 사고가 납니다.
- 그래서 샤워기 같은 것은 아예 없습니다. 비행사들은 물방울이 튀지 않게 특수 비누 거품이 묻은 젖은 수건으로 몸을 구석구석 박박 닦아내는 것으로 샤워를 대신합니다.
- 양치질을 할 때도 입안을 헹군 물을 뱉을 수 없습니다. 뱉으면 공중에 떠다니기 때문이죠. 그래서 양치 후에는 치약 거품을 꿀꺽 삼키거나 수건에 조심스럽게 뱉어 스며들게 해야 합니다.
- 심지어 비행사들의 소변과 땀방울은 정수 필터로 쫙쫙 빨아들여 완벽하게 정화한 뒤 다시 식수로 마십니다. 우주에서는 물 한 방울이 금보다 비싸기 때문입니다.
2. 화장실: 진공청소기 위에서 볼일 보기
가장 난감한 것은 화장실입니다. 무중력 상태에서 똥이나 오줌을 누면 변기에 떨어지지 않고 허공을 날아다니는 대참사(떠다니는 똥)가 벌어지겠죠?
- ISS의 변기는 '진공청소기' 원리입니다. 엉덩이를 변기 구멍에 완벽하게 밀착시킨 다음 스위치를 켜면, 엄청나게 강력한 공기 흡입기가 윙~ 하고 돌아가며 배설물을 빨아들입니다.
- 소변을 볼 때는 깔때기가 달린 노란색 호스를 몸에 밀착시켜 쫘아악 빨아들입니다. 이때 엉덩이가 떠오르지 않게 발을 고리에 단단히 고정해야 합니다.
3. 잠자리: 벽에 매달려 자는 미라들
침대에 푹신하게 누워 잔다는 개념도 없습니다. 중력이 없어서 누워도 등이나 머리에 눌리는 느낌이 전혀 나지 않습니다.
- 비행사들은 좁은 공중전화 박스만 한 개인 수면실에 들어갑니다.
- 그리고 벽이나 천장에 침낭을 벨트로 단단히 묶어 고정한 뒤, 그 속에 쏙 들어가서 지퍼를 목까지 채우고 박쥐나 미라처럼 선 채로 잠을 잡니다. 묶어놓지 않으면 자는 동안 둥둥 떠다니다 기계에 머리를 부딪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뼈가 녹아내리는 우주병 방어전
무중력에서는 다리로 몸무게를 지탱할 필요가 없습니다. 뇌는 "어? 근육과 뼈가 필요 없네?"라며 불과 몇 달 만에 다리 근육을 쫙쫙 빼버리고 뼈에서 칼슘을 몽땅 녹여버립니다(골다공증). 이 상태로 지구에 돌아오면 걷지도 못하고 주저앉게 됩니다. 이를 막기 위해 비행사들은 허리에 고무줄(번지점프 줄 같은)을 달아 바닥에 강제로 몸을 짓누른 상태로 매일 2시간씩 땀을 뻘뻘 흘리며 런닝머신과 자전거를 억지로 타야만 합니다.
결론: 2030년, 위대한 실험실의 은퇴
1998년 처음 우주로 올라간 ISS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부품이 낡고 고장 나며 조금씩 한계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NASA와 참여국들은 2030년경 ISS를 은퇴시키고, 태평양 바다 한가운데(포인트 니모)로 조종하여 추락시켜 수장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ISS는 곧 역사 속으로 사라지겠지만, 그 자리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나 민간 기업들이 만드는 상업용 우주 정거장이나 호텔이 채우게 될 것입니다. 불편한 침낭과 소변을 걸러 마시며 인류의 우주 적응을 증명해 낸 400톤짜리 위대한 고철 덩어리, ISS가 남긴 데이터는 인류가 화성으로 날아가는 데 필요한 가장 귀중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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