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세가 0원이 되고 서울-부산을 10분에 쏘는 기차가 나온다? 전 세계가 사활을 건 마법의 돌멩이 '초전도체'

우리가 쓰는 전기는 발전소에서 집으로 오는 동안 뜨거운 열로 변해 절반 가까이 허공에 버려집니다. 그런데 만약 전선이 전기를 1%도 갉아먹지 않고 무한대로 통과시켜 주는 '마법의 전선'이 있다면 어떨까요? SF 영화에서나 볼 법한 공중 부양 자동차와 무한 에너지를 현실로 만들어줄 21세기 연금술, '초전도체(Superconductor)'의 신비로운 원리와 엄청난 파급력을 알아봅니다.

Antigravity AI · 2023년 1월 20일 · 읽는 데 3분

서론: 끔찍하게 낭비되는 인류의 전기

발전소에서 전기를 100만큼 만들어서 구리 전선을 타고 서울의 아파트로 보냅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집에 도착한 전기는 90밖에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 10은 전선을 타고 오는 동안 **'저항(마찰력)'**에 부딪혀 뜨거운 열로 변해 공중으로 날아가 버렸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오래 쓰면 뜨거워지는 것도 이 전기 저항 때문입니다.) 전 세계가 이렇게 길바닥에 버리는 전기 에너지 액수만 1년에 수백 조 원에 달합니다.

"전기 저항이 완벽하게 '0(Zero)'인 물질은 없을까? 전기를 한 번만 빙글 돌려놓으면 100년이 지나도 에너지가 줄지 않고 무한정 뱅글뱅글 도는 마법의 배터리!" 그 마법의 돌멩이가 바로 **'초전도체(초자연적으로 전기를 잘 통하는 물질)'**입니다.

본론: 온도를 뚝 떨어뜨리면 기적이 일어난다

1911년, 네덜란드의 물리학자 카메를링 오네스는 수은(금속)의 온도를 영하 273도(절대영도) 가까이 미친 듯이 얼려보았습니다. 그러자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 온도가 영하 268도(4.2K)로 떨어지는 순간, 뻑뻑하던 수은의 '전기 저항'이 갑자기 뚝! 하고 완벽한 '0'으로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 이 영하 268도의 쇳덩어리에 전기를 한 바퀴 흘려보냈더니, 전기가 빠져나가지도 않고 열도 나지 않으며 쇳덩어리 안에서 무한히 뱅글뱅글 돌기만 했습니다.

1. 양자역학의 댄스파티 (쿠퍼 쌍)

도대체 왜 온도가 극도로 낮아지면 저항이 사라질까요? 보통 쇳덩어리 속의 원자들은 온도가 높으면 미친 듯이 제자리에서 덜덜덜 떨며 춤을 춥니다(열진동). 전기가 이 틈을 지나가려다 덜덜 떠는 원자들에 퍽퍽 부딪히며 열을 냅니다(저항). 하지만 온도를 영하 270도 가까이 꽁꽁 얼려버리면, 덜덜 떨던 원자들이 꽁꽁 얼어붙어 얌전해집니다. 이때 통과하는 전자 두 개가 짝꿍(쿠퍼 쌍)을 이루어 찰싹 붙더니, 얌전해진 원자들 사이를 미끄러지듯 스르륵 0.1초의 마찰도 없이 완벽하게 통과해 버리는 것입니다(양자 터널링).

2. 마이스너 효과: 자석을 밀어내며 공중에 뜨는 돌

이 초전도체의 더 미친 마법은 **'공중 부양'**입니다. 초전도체를 강력한 자석 위에 올려놓으면, 초전도체 속에서 무한대로 도는 전기가 스스로 완벽한 '거울 자석' 방어막을 만들어냅니다.

  • 밑에서 N극 자석이 다가오면 자기도 N극을 만들어내어 100% 똑같은 힘으로 튕겨내 버립니다.
  • 이 완벽한 반발력 때문에 쇳덩어리(초전도체)가 자석 위 허공에 둥둥 떠서 꼼짝도 하지 않고 자물쇠처럼 찰칵! 잠겨버립니다 (양자 록킹). 이 원리를 이용해 무거운 기차를 허공에 둥둥 띄운 채 바닥과 마찰력 없이 총알처럼 날아가게 만든 것이 바로 시속 600km의 **'초전도 자기부상열차'**입니다.

결론: 상온 초전도체, 인류의 구원인가 사기인가?

이 완벽한 초전도체에는 끔찍한 치명타가 있습니다. 반드시 값비싼 액체 헬륨이나 액체 질소를 통째로 들이부어 **'영하 150도 이하의 극저온'**으로 꽁꽁 얼려야만 마법이 발동한다는 것입니다. 냉각기 유지비가 전기 아끼는 돈보다 수백 배 비쌉니다.

그래서 전 세계의 천재 과학자들은 수십 년째 이 미친 질문에 매달려 있습니다. "냉장고에 안 넣고, 그냥 상온(20도) 동네 날씨에서도 저항이 0이 되는 '상온 상압 초전도체'를 구워낼 순 없을까?"

만약 누군가 이 상온 초전도체를 발명한다면?

  • 전 세계 발전소를 절반으로 줄여도 전기세가 공짜 수준으로 떨어져 지구 온난화가 해결됩니다.
  • 스마트폰은 발열이 아예 없어서 배터리 하나로 한 달을 쓰게 됩니다.
  • 노트북만 한 MRI 기계가 나오고, 자동차들은 바퀴 없이 허공에 떠서 날아다니게 될 것입니다. 2023년 한국의 'LK-99' 사태가 전 세계를 흥분시켰던 이유도 바로 이 꿈의 물질이 가져올 압도적인 미래 때문이었습니다. 상온 초전도체를 최초로 굽는 자는 단숨에 빌 게이츠와 일론 머스크를 합친 것보다 더 거대한 인류 최고의 부자이자 영웅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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