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형은 할아버지가 되고 동생은 청년인 마법: 아인슈타인의 미친 상상력, '상대성 이론'

우리는 모두 1시간은 60분, 하루는 24시간으로 깍쟁이처럼 공평하게 흐른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빨리 움직이거나 중력이 쎈 곳에서는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며 우주의 절대 시계를 박살 내버렸습니다. 블랙홀 옆에서 1시간이 지구의 7년이 되는 상대성 이론의 기막힌 팩트를 설명합니다.

Antigravity AI · 2021년 11월 25일 · 읽는 데 4분

서론: 시계는 사람마다 다르게 똑딱거린다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면 충격적인 장면이 나옵니다. 우주비행사 쿠퍼가 끔찍하게 중력이 쎈 블랙홀 근처의 어느 행성에 착륙해서 고작 몇 시간 동안 엎치락뒤치락 사투를 벌이고 우주선으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우주선 밖 지구에 두고 온 10살짜리 꼬마 딸 머피는 벌써 백발이 성성한 죽음 직전의 할머니가 되어 화면에 나타납니다. 쿠퍼에게는 불과 3시간이 흘렀을 뿐인데, 지구의 시간은 무려 70년이나 훌쩍 지나버린 것입니다.

"에이, 영화니까 그냥 지어낸 SF 판타지겠지!"라고 생각하시나요? 놀랍게도 이 현상은 100년 전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완벽하게 수식으로 증명해 낸 100% 리얼 물리 법칙, **'상대성 이론(Theory of Relativity)'**입니다. 우주에는 신이 정해놓은 '절대적인 시간' 따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간과 공간은 고무줄처럼 죽죽 늘어나고 찌그러집니다.

본론: 시간과 공간을 구겨버리는 두 가지 방법

아인슈타인이 밝혀낸 '시간을 느리게 흐르게 하는 마법'은 딱 두 가지 조건에서 벌어집니다. 하나는 '미친 속도'이고, 다른 하나는 '무식한 중력(몸무게)'입니다.

1. 특수 상대성 이론: 빨리 달리면 시간이 느려진다

우리가 엄청나게 빠른 우주선을 타고 **'빛의 속도(초속 30만 km)'**에 가깝게 맹렬하게 달린다고 가정해 봅시다. 아인슈타인의 수학 계산에 따르면, 밖에서 가만히 구경하고 있는 사람의 시선으로 볼 때, 빛의 속도로 달리는 우주선 안의 시간은 슬로 모션처럼 '천천히' 흐르게 됩니다.

  • 쌍둥이 역설: 쌍둥이 형인 철수는 지구에 가만히 놔두고, 동생 영수는 빛의 속도에 가까운 우주선을 타고 우주를 한 바퀴 쌩 달린 뒤 1년 만에 지구로 돌아왔습니다.
  • 우주선 안의 달력(영수의 시계)은 고작 1년이 지났지만, 빛의 속도로 달리는 탓에 시간이 엄청나게 지연(천천히 흐름)되었기 때문에, 지구에 가만히 앉아있던 형 철수에게는 이미 5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버렸습니다. 우주선 문이 열리면 영수는 21살 청년인데, 마중 나온 형 철수는 70살 꼬부랑 할아버지가 되어 펑펑 우는 기괴한 현실이 벌어집니다.

2. 일반 상대성 이론: 무거운 놈 곁에선 시간이 멈춘다

우리가 우주선을 탈 일이 없다고 안심할 수 없습니다. 두 번째 마법은 덩치(중력)가 큰 놈 곁에서 벌어집니다. 아인슈타인은 우주라는 공간이 빳빳한 종이가 아니라, 무거운 쇳덩이를 올려놓으면 푹 꺼지는 '트램펄린(고무판)'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 태양이나 블랙홀처럼 무식하게 무거운 놈(질량)이 우주 공간에 있으면, 그 주변의 시공간 고무판이 아래로 푹! 하고 깊게 찌그러집니다.
  • 이렇게 중력이 엄청나게 강해서 푹 꺼진 시공간 웅덩이 속으로 들어가면, 시간이 그 웅덩이에 발목이 잡혀 엄청나게 끈적끈적하고 느리게 흘러가게 됩니다.
  • 그래서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엄청난 덩치를 자랑하는 블랙홀 근처 행성(중력 웅덩이 밑바닥)에 서 있던 쿠퍼의 1시간은, 중력이 약한(웅덩이가 얕은) 지구에 살던 딸의 7년이라는 세월과 똑같이 맞먹게 된 것입니다.

3. 내비게이션 속의 아인슈타인

"이딴 우주 스케일의 이론이 내 삶이랑 무슨 상관이야?"라고 할 수 있지만, 여러분이 매일 운전할 때 켜는 '스마트폰 GPS 내비게이션'은 이 상대성 이론이 없으면 단 하루도 쓸 수 없습니다.

  • 내비게이션은 지구 위 2만 km 허공에 떠 있는 인공위성과 통신합니다.
  • 인공위성은 지구(중력)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니 지구보다 중력이 약해서 시간이 '빨리' 흐르고(일반 상대성), 동시에 초속 4km로 지구를 미친 듯이 빙글빙글 돌고 있으니 속도 때문에 시간이 '느리게' 흐릅니다(특수 상대성).
  • 과학자들은 이 두 개의 시간 오차를 아인슈타인의 공식으로 정확하게 계산해 내서 하루에 딱 '38마이크로초'를 인공위성 시계에서 강제로 빼서 보정해 주고 있습니다. 만약 이 시간 오차를 수정하지 않으면 내비게이션은 불과 며칠 만에 수십 km 엉뚱한 길을 가리키며 완전히 먹통이 되어버립니다.

결론: 늙고 싶지 않다면 바닥에 누워라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극단적으로 지구에 적용해 볼까요? 아파트 1층에 사는 사람은 63빌딩 꼭대기에 사는 사람보다 지구 중심(중력)에 아주 조금 더 가깝습니다. 중력이 아주 약간 더 쎄기 때문에 시간이 느리게 가서 이론적으로는 백만 분의 1초라도 더 천천히 늙게 됩니다.

시간과 공간은 절대 변하지 않는 견고한 감옥이 아닙니다. 달리는 속도에 따라, 내가 서 있는 중력의 크기에 따라 마치 흐물거리는 치즈처럼 죽죽 늘어나는 환상일 뿐입니다. 아인슈타인은 수학 공식 몇 줄로 인간이 가진 절대적 상식과 우주의 고정관념을 산산조각 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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