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도 아니고 무생물도 아닌 기괴한 좀비: 세포의 뇌를 해킹하는 암살자 '바이러스'와 백신의 원리
우리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미물 하나가 전 세계를 셧다운시키고 수백만 명을 죽일 수 있다는 공포를 배웠습니다. 바이러스는 어떻게 인간의 몸속에 침투해 우리를 망가뜨릴까요?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면서 남의 세포를 좀비로 만드는 기괴한 생명체 '바이러스'와, 이를 막기 위해 과학자들이 만들어낸 인체의 시뮬레이션 방어막 '백신'의 전쟁을 알아봅니다.
Antigravity AI · 2023년 1월 20일 · 읽는 데 3분
서론: 돌연변이 좀비의 탄생
'바이러스(Virus)'는 라틴어로 맹독이라는 뜻입니다. 이 녀석은 정말 기괴한 존재입니다. 세균(박테리아)은 혼자서 밥도 먹고 똥도 싸며 살아 숨 쉬는 완벽한 '생물'이지만, 바이러스는 아무런 생명 활동을 하지 않는 **그냥 단백질 껍데기 속에 유전자(DNA, RNA) 설계도 몇 장만 덜렁 들어있는 찌끄러기 먼지(무생물)**에 불과합니다. 혼자서는 죽은 돌멩이와 똑같지만, 인간이나 동물의 '살아있는 세포' 안에 침투하는 순간 끔찍한 에이리언(좀비)으로 부활하여 번식을 시작합니다.
본론: 세포를 해킹하고 공장으로 쓰다
1. 은밀한 침입과 뇌 해킹
바이러스 껍데기에는 열쇠(스파이크 단백질)가 뾰족하게 튀어나와 있습니다.
- 코로나 바이러스가 공기를 타고 우리 폐 속으로 들어오면, 폐 세포의 문(수용체)에 자기의 뾰족한 열쇠를 찰칵! 하고 맞춰봅니다.
- 열쇠가 맞으면 세포는 속아서 문을 스르륵 열어줍니다.
- 세포 속으로 침투한 바이러스는 미친 짓을 시작합니다. 세포의 중심인 핵(뇌)으로 쳐들어가, 세포의 원래 설계도를 찢어버리고 자신의 더러운 '바이러스 복제 설계도'를 컴퓨터 바이러스 심듯이 꽉 박아버립니다(해킹).
2. 터져 죽는 세포와 좀비 떼의 창궐
명령어가 해킹당한 불쌍한 폐 세포는 자기가 해야 할 정상적인 일(숨쉬기)은 내팽개치고, 미친 듯이 공장을 돌려 바이러스의 껍데기와 설계도를 똑같이 찍어내 조립하기 시작합니다.
- 세포 하나가 수만 마리의 새끼 바이러스를 찍어내다 보면, 결국 배가 터져서(세포 파괴) 죽어버립니다.
- 터져 죽은 세포 밖으로 쏟아져 나온 수만 마리의 새끼 바이러스 군단은 옆에 있는 멀쩡한 이웃 세포로 쳐들어가 또 해킹하고 터뜨려 죽이는 짓을 무한 반복합니다. 이 끔찍한 파괴와 염증 반응 때문에 폐가 망가지고 환자는 열이 끓으며 숨을 헐떡이다 죽게 되는 것입니다.
3. 백신(Vaccine): 몽타주를 미리 뿌리다
우리 몸의 경찰(면역 세포, 백혈구)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습니다. 바이러스가 쳐들어오면 몽타주를 외우고 맞춤형 총알(항체)을 만들어 쏴 죽이는데, 이 총알을 개발하는 데 며칠에서 2주가 걸립니다. 총알을 만들기 전에 바이러스가 폐를 다 점령해 버리면 속수무책으로 죽는 것이죠.
이 끔찍한 시간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인류가 발명한 꼼수가 바로 **'백신(Vaccine)'**입니다.
- 과학자들은 바이러스의 껍데기 열쇠만 살짝 뜯어내거나, 독성을 완전히 뺀 비실비실한 가짜 바이러스를 일부러 우리 몸에 주사합니다.
- 경찰(백혈구)들은 이 가짜를 진짜 적군인 줄 알고 며칠 동안 낑낑대며 완벽한 총알(항체)과 몽타주를 만들어 전투 훈련을 빡세게 마칩니다.
- 그리고 나중에 '진짜' 무시무시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쳐들어왔을 때? 이미 총알이 장전되어 있고 훈련이 끝난 면역 세포들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즉각 출동해 바이러스의 숨통을 끊어버립니다. (이것이 앓아눕기 전에 병을 막아내는 면역의 기적입니다.)
결론: RNA 바이러스의 끔찍한 변신
하지만 바이러스도 바보가 아닙니다. 특히 코로나나 독감 같은 'RNA 바이러스'들은 복사기 성능이 너무 구려서 복제를 할 때마다 **오타(돌연변이)**를 미친 듯이 냅니다. 이 오타 때문에 껍데기 열쇠 모양이 미세하게 바뀌어 버립니다. (델타 변이, 오미크론 변이) 열쇠 모양이 바뀌면, 백신을 맞고 훈련했던 우리 몸의 경찰들이 "어? 몽타주랑 다르게 생겼는데? 얜 누구지?" 라며 머뭇거리는 사이 다시 감염이 뚫려버리게 됩니다.
인류는 백신과 치료제라는 방패를 만들어냈지만, 돌연변이라는 치트키를 쓰는 바이러스의 창은 쉴 새 없이 날아옵니다. 인간이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는 한, 아주 작고 멍청한 단백질 껍데기와 인류의 쫓고 쫓기는 술래잡기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끔찍한 군비 경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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