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지구과학

다이아몬드로 배터리를

방사성 물질의 붕괴에서 전기를 얻는 전지가 있다. 출력은 극히 작지만 수십 년 동안 꺼지지 않는다.

편집부 · 2024년 1월 10일 · 읽는 데 2분

방사성 동위원소가 붕괴하면서 내는 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장치가 있다. 다이아몬드를 쓰는 방식이 최근 주목받았다.

어떻게 전기가 되나

베타 붕괴에서는 전자가 방출된다. 이 전자가 반도체를 지나면 그 안의 전자를 밀어 올려 전하를 움직이게 한다. 태양전지에서 빛이 하는 일을 방사선이 하는 셈이다.

다이아몬드는 탄소로 이루어진 반도체로 쓸 수 있다. 밴드갭이 커서 방사선에 노출돼도 잘 손상되지 않고, 열에도 강하다.

방사성 탄소 동위원소를 다이아몬드 구조 안에 넣으면 방사선원과 변환 소자가 한 몸이 된다. 방출된 전자가 밖으로 나가지 않고 바로 흡수되므로 효율이 올라가고 차폐 부담도 줄어든다.

출력이 아주 작다

이 방식의 한계는 출력이다.

단위 시간당 붕괴하는 원자의 수가 정해져 있고, 그 수를 늘리려면 방사성 물질을 더 넣어야 한다. 현실적인 양으로 얻을 수 있는 전력은 마이크로와트 수준이다.

휴대전화 하나를 켜기에도 한참 모자란다. 이 전지로 일반적인 기기를 구동하겠다는 설명은 과장이다.

어디에 쓰나

대신 오래간다. 탄소의 방사성 동위원소는 반감기가 5,700년 정도다. 수십 년이 지나도 출력이 거의 줄지 않는다.

그래서 교체가 어려운 곳에 쓰인다. 몸 안에 심는 의료 기기, 깊은 바다나 지하에 설치하는 센서, 오래 운용하는 우주 탐사선의 보조 전원 같은 용도다.

출력이 작아도 축전기에 조금씩 모았다가 필요할 때 한꺼번에 쓰는 방식이라면 간헐적인 작업은 가능하다. 몇 시간에 한 번 값을 보내는 센서가 여기에 해당한다.

폐기물 활용

관심을 끈 이유 가운데 하나는 재료를 어디서 얻느냐다.

원자로에서 쓰인 흑연 감속재에는 방사성 탄소가 축적돼 있다. 이 흑연은 처리가 까다로운 폐기물이다. 여기서 방사성 탄소를 추출해 전지로 만들면 폐기물의 양을 줄이면서 쓸모를 얻는다는 구상이다.

다만 추출과 정제, 다이아몬드 합성에 드는 비용과 에너지가 크다. 경제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안전 문제

방사성 물질을 쓴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된다.

베타선은 투과력이 약해 얇은 물질로도 막힌다. 방사성 탄소가 다이아몬드 구조 안에 갇혀 있고 바깥을 비방사성 다이아몬드로 덮으면 외부 선량은 매우 낮게 유지된다는 것이 개발 측의 설명이다.

관건은 파손이나 폐기 단계다. 장치가 부서지거나 잘못 버려졌을 때 물질이 어떻게 관리되는지에 대한 규제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현재는 실증 단계이며 상용 제품으로 널리 쓰이는 단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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