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 기술이 우리를 위협한다고
같은 물질도 입자가 작아지면 성질이 달라진다. 나노 물질의 안전성 평가가 기존 방식으로는 어려운 이유다.
편집부 · 2025년 3월 9일 · 읽는 데 2분
나노 물질은 크기가 대략 1~100나노미터인 물질을 가리킨다. 머리카락 굵기의 수천분의 일 수준이다.
작아지면 달라진다
같은 물질이라도 나노 크기가 되면 성질이 바뀐다.
표면적 비율이 급격히 커지기 때문이다. 부피가 같아도 잘게 나눌수록 표면이 넓어진다. 화학 반응은 표면에서 일어나므로 반응성이 올라간다.
색도 달라진다. 금은 덩어리일 때 노란색이지만 나노 입자가 되면 크기에 따라 붉은색이나 자주색을 띤다. 빛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이 크기에 따라 변하기 때문이다.
녹는점도 낮아진다. 표면에 있는 원자는 안쪽 원자보다 결합이 적어 떨어져 나가기 쉬운데, 작을수록 표면 원자의 비율이 높다.
안전성 평가가 어려운 이유
기존의 화학물질 평가는 대체로 성분과 농도를 기준으로 삼는다. 어떤 물질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를 보는 방식이다.
나노 물질에는 이 기준이 충분하지 않다. 같은 성분, 같은 농도라도 입자 크기와 모양, 표면 처리에 따라 생체 내 거동이 달라진다.
크기가 작으면 세포막을 통과하거나 조직 사이로 이동하기 쉽다. 흡입한 경우 폐의 깊은 곳까지 도달하고, 일부는 혈류로 들어간다는 연구가 있다.
모양이 문제가 되는 경우
형태가 독성에 관여한다는 연구가 보고돼 있다.
길고 가늘며 잘 부서지지 않는 섬유 형태의 입자는 면역세포가 삼키려 해도 완전히 감싸지 못한다. 이 상태가 이어지면 만성적인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일부 형태의 탄소나노튜브를 실험동물에 투여한 연구에서 석면과 유사한 반응이 관찰됐다는 보고가 있었다. 모든 탄소나노튜브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길이와 강성을 가진 경우에 한정된다는 점이 후속 연구에서 지적됐다.
이미 쓰이고 있다
나노 물질은 여러 제품에 들어 있다.
자외선 차단제의 산화아연과 이산화타이타늄은 나노 크기로 만들면 투명해진다. 항균 목적으로 은 나노 입자가 쓰이기도 한다. 화장품, 코팅제, 일부 식품 포장재에도 적용돼 있다.
의료 분야에서는 약물을 특정 부위로 운반하는 용도로 연구된다. 약을 나노 입자에 담아 표적 조직에 도달하게 하면 전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규제의 현황
여러 나라가 나노 물질을 별도 항목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화장품에 나노 성분이 들어 있으면 표시하도록 하는 규정이 도입된 사례가 있다.
다만 평가 기준을 만드는 일이 쉽지 않다. 같은 이름의 물질이라도 제조 방식에 따라 성질이 달라지므로, 물질별로 개별 평가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있다. 시험 방법의 표준화도 진행 중이다.
균형 잡힌 이해
나노 물질이 일률적으로 위험하다고 말할 근거는 없다. 종류에 따라, 노출 경로에 따라 결과가 다르다.
동시에 안전하다고 단정할 근거도 충분하지 않다. 장기간 노출에 대한 자료가 아직 쌓이는 중이다. 개별 물질에 대해 구체적으로 평가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 분야의 대체적인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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