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지구과학

금강불괴가 되는 법 1

가장 단단한 물질은 무엇일까. 단단함에는 서로 다른 여러 기준이 있고, 기준마다 답이 달라진다.

편집부 · 2021년 1월 12일 · 읽는 데 2분

단단하다는 말은 일상에서 여러 뜻으로 쓰인다. 재료과학에서는 이를 나누어 다룬다.

네 가지 기준

경도는 표면이 긁히거나 눌리는 데 견디는 정도다. 다이아몬드가 가장 높다.

강도는 부러지거나 끊어지기 전까지 견디는 힘이다. 당기는 힘에 견디는 인장강도와 누르는 힘에 견디는 압축강도가 다르다. 콘크리트는 압축에는 강하지만 인장에는 약하다.

인성은 깨지지 않고 에너지를 흡수하는 능력이다. 경도와 반대 방향인 경우가 많다. 다이아몬드는 가장 단단하지만 망치로 치면 깨진다.

강성은 힘을 받았을 때 얼마나 덜 휘는지를 나타낸다. 고무는 강도가 낮지 않지만 강성이 낮아 잘 늘어난다.

하나의 재료가 이 넷을 모두 만족하는 경우는 드물다. 재료 선택은 대개 무엇을 포기할지의 문제다.

왜 다이아몬드는 단단한가

다이아몬드는 탄소 원자가 사방으로 강한 결합을 이룬 삼차원 구조다. 어느 방향으로 눌러도 결합을 직접 끊어야 하므로 변형되지 않는다.

같은 탄소로 이루어진 흑연은 무르다. 층 안에서는 결합이 강하지만 층 사이는 약하게 붙어 있어, 층끼리 미끄러진다. 연필심으로 쓰이는 이유다.

같은 원소라도 배열에 따라 성질이 완전히 달라지는 대표적인 사례다.

더 단단한 것

다이아몬드보다 단단한 물질이 있다는 보고가 몇 차례 있었다.

육방정 질화붕소의 한 형태나, 운석에서 발견된 특수한 형태의 탄소가 거론됐다. 다만 이런 물질은 극히 소량만 만들어졌고, 측정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 논란이 이어졌다.

측정 자체도 문제다. 경도를 재려면 더 단단한 것으로 눌러야 하는데, 최고 수준의 물질에는 누를 것이 마땅치 않다.

금속을 단단하게 만드는 법

금속이 휘어지는 것은 원자 층이 미끄러지기 때문이다. 이 미끄러짐은 결정 구조의 결함을 통해 일어난다.

따라서 결함의 이동을 막으면 단단해진다. 방법은 여러 가지다.

다른 원소를 섞으면 크기가 다른 원자가 격자를 일그러뜨려 이동을 방해한다. 합금이 순금속보다 단단한 이유다. 결정 알갱이를 작게 만들면 경계가 많아져 결함이 자주 막힌다. 금속을 두드리는 가공도 결함을 얽히게 해 경도를 올린다.

다만 이 방법들은 인성을 떨어뜨린다. 변형되지 못하면 힘을 흡수하지 못하고 부러진다.

생물의 방법

조개껍데기는 이 상충을 다른 방식으로 다룬다.

전복 껍데기 안쪽은 탄산칼슘 판과 얇은 단백질 층이 벽돌처럼 번갈아 쌓인 구조다. 탄산칼슘 자체는 잘 부서지는 물질인데, 이 구조는 원래 재료보다 훨씬 깨지기 어렵다.

금이 가면 판 사이의 단백질 층이 늘어나며 에너지를 흡수하고, 금이 직진하지 못하고 층을 따라 돌아가게 만든다. 균열이 지나는 거리가 길어지면 그만큼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딱딱한 것과 무른 것을 교대로 쌓는 이 방식은 인공 재료 설계에도 응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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