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핀의 비밀 포논 phonon
그래핀은 금속보다 열을 잘 전한다. 그런데 열을 나르는 것은 전자가 아니라 원자의 떨림이다.
편집부 · 2025년 12월 26일 · 읽는 데 2분
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육각형으로 이어진 한 층짜리 물질이다. 두께가 원자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전기가 잘 통하는 성질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열을 전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측정값이 구리의 몇 배에 이른다는 보고가 있다.
열을 나르는 두 가지
고체에서 열이 전달되는 경로는 둘이다.
금속에서는 자유전자가 주로 나른다. 전자가 이동하면서 에너지를 함께 옮긴다. 금속이 전기와 열을 모두 잘 통하는 이유다.
다른 하나는 원자의 떨림이다. 고체의 원자는 제자리에서 진동하는데, 한쪽이 세게 떨리면 이웃으로 전달된다. 이 떨림이 파동처럼 퍼진다.
그래핀에서는 후자가 주된 경로다. 열의 대부분을 원자의 떨림이 나른다.
떨림을 입자로 세다
원자의 떨림은 파동이지만, 계산할 때는 입자처럼 다룬다. 이 가상의 입자를 포논이라 한다.
실제로 존재하는 입자는 아니다. 진동 에너지가 특정 단위로만 존재한다는 사실을 다루기 위한 개념이다. 빛의 에너지를 광자라는 단위로 세는 것과 비슷하다.
포논이라는 개념을 쓰면 열전달을 입자들의 이동과 충돌로 설명할 수 있다. 포논이 멀리 갈수록 열이 잘 전달되고, 자주 부딪혀 방향이 바뀌면 전달이 나빠진다.
왜 그래핀은 잘 전하나
두 가지 이유가 함께 작용한다.
탄소 원자는 가볍다. 가벼운 원자는 빠르게 진동하므로 포논의 속도가 빠르다. 탄소끼리의 결합도 매우 강해 진동이 잘 전달된다.
결정 구조가 규칙적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불순물이나 결함이 있으면 포논이 그곳에서 흩어진다. 흠 없는 그래핀에서는 포논이 방해받지 않고 멀리 이동한다.
이차원이라는 점도 관련된다. 위아래로 출렁이는 방식의 진동이 이차원 구조에서 특히 잘 전달된다는 계산이 제시돼 있다.
측정의 어려움
보고된 값의 편차가 크다는 점은 짚어 둘 필요가 있다.
원자 한 층짜리 물질의 열전도도를 재는 일은 쉽지 않다. 시료를 무엇 위에 올려 두는지, 가장자리가 어떻게 잘렸는지, 결함이 얼마나 있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특히 기판 위에 놓으면 값이 크게 떨어진다. 기판과 접촉한 면에서 진동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높은 값은 대부분 공중에 걸친 상태에서 측정된 것이다.
쓰임과 걸림돌
열을 빠르게 빼내야 하는 곳에 쓰려는 시도가 이어진다. 반도체 칩은 작아질수록 좁은 면적에서 많은 열이 나고, 이 열을 빼내지 못하면 성능이 제한된다.
다만 한 층짜리 그래핀을 대면적으로 균일하게 만들어 원하는 자리에 옮기는 일이 어렵다. 실제로는 그래핀 조각을 섞은 복합 재료나 방열 필름 형태로 쓰이는 사례가 많다. 이 경우 조각 사이의 접촉면에서 열이 막혀 순수한 그래핀만큼의 성능은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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